사회, 또는 공동체에서의 예술은 소괄호()와 같은 역할을 한다. 소괄호는 문장부호로서 특정 단어나 문장, 맥락 등을 보충설명하는 데에 쓰인다. 소괄호가 없어도 관련된 배경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맥락을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이 없겠지만, 평소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소괄호 속 설명을 통해 그 맥락을 훨씬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. 배경 지식의 유무에 관계 없이 소괄호를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사람도 존재하지만, 소괄호는 그 자리에서 계속 전체의 맥락을 풍부하고 자세하게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.

예술도 마찬가지이다.

예술이 없더라도 사회와 그 구성원들은 그 자체로 존재와 작동이 가능하다. 하지만 에술을 통해 다양한 사회현상이나 인간 삶을 이해하는 것을 용이하게 만들 수 있다. 복잡한 사회 현상이나 간과하기 쉬운 우리 삶의 여러 일들은 예술이라는 언어로 보충되고, 인식과 이해를 끌어낸다. 이 자체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현상을 바꾸거나 하는 결과는 초래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, 사회 구성원들의 자발적이고 새로운 사고를 가능케 한다. 나아가 그 구성원들의 다양한 사회 활동 참여를 이끌어내며 커뮤니티 또는 공공예술의 활성화를 이루어 낼 수 있다. 


20250305